∞ - I:saek

- 삶을 애도하는 방법                                                                                                    - 작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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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감각한 애도를 공간에 씁니다. 인간의 모든 윤리적, 도덕적 가치 판단은 감정표현의 시녀입니다. 이는 적절히 표현할 단어마저 결핍된 모호한 어떤 덩어리, 삶의 응어리입니다.

나는 이렇게 선인이라 불리던 자들이 항시 그래 왔던 것처럼 진리를 추구하는 척 하면서 당장의 마음의 평화를 추구합니다.

마지막 호흡, 현실과 죽음의 사이에 있는 막을 당신은 헤매이셨습니다. 섬망의 무거운 그림자. 그 막을 상상 속에서 크게 확대하여 내게 입하면, 당신을 둘러싸던 곳에서 당신이 무엇을 느꼈는지 나도 느낄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서 허공을 헤매던 당신의 손짓과 당신의 목소리가 실로 어느 세계에서 파동을 만들며 울렸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 곳이 꿈의 세계일까요, 당신이 있던 그 곳이 꿈이었을까요.

오늘은 슬픔을 껴안고 있는데, 어제는 슬품을 업고 있었습니다.

내일도 내 가슴은 드문드문 꽝꽝 언 심장이라서

꽉 막힌 듯 주먹으로 내리쳐보아도 늘 그 모양 일 겁니다. 내 마음은 꽁꽁 언 액체입니다.

​과연 약자의 가치는 일상의 삶을 견디지 못하여 흔적 없이 사라져버리는 걸까요. 다행인지 아직 내게 남은 시간이 있어 이것이 어떻게 흘러갈지 눈여겨봅니다. 혈관이 파열되어 눈이 멀도록 뚦어지게 응시합니다. 난 눈도 깜박이지 않을 겁니다.                                                             

2022년 겨울